일본 작가 야스히토 가와사키(Yasuhito Kawasaki, b.1983)의 개인전. 자화상에서 출발한 작가의 시선은 단일한 자아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 닮은 얼굴의 존재들이 자아와 타자, 인간과 비인간,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부드럽게 흐려 놓는다.
리나갤러리 서울·부산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Blue Bear'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푸른 바다와 초록 자연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거주지를 넓히며 곰의 먹이와 자연이 사라진 현실, 강에 법적 '주권'이 부여된 사례 등에서 출발한 작가의 사유는 자연을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바라볼 수 있는가를 묻는다.
작품 속 Blue Bear와 함께 등장하는 사과·새·소년·소녀·호랑이는 고정된 상징이 아니라 감각과 기억, 사고의 층위를 겹쳐 놓는 매개로 기능한다.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를 접한 뒤, 작가에게 사과는 '설명과 판단 이전의 감각'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한다.